3개월간 주 2회씩 초등학생들을 직접 가르치며 느낀점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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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쥰쥬니 입니다. 교육 경력이전혀 없던 제가 좌충우돌 3개월간 초등학생 조카들을 가르친 후기를 써볼까 합니다. 그간 겪어온 어려움들, 즐거움, 그리고 앞으로 계획하는 방향에 대해서 얘기해보려 합니다. 집에서 아이들에게 어떻게 영어를 가르칠까 생각해보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어 컨텐츠는 10월에 올린 글 이후로 3개월만의 포스팅이라 사뭇 새롭네요.

ZOOM 영어 수업

수업시간이 질질 늘어난다

아이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를 때 구글링을 통해 이론적으로 40분의 수업시간이 딱 좋다는 걸 알았습니다. 저 또한 늘 40분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수업을 진행해보면 거의 대부분은 1시간이 걸리게 되더라구요. 오래걸리게 되는 이유는 대부분 아이들이 집중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지 못해서 였습니다. 왜 집중을 하지 못할까에 대해 자책도 해보고 아이들이 집중력이 약한가 의심해보기도 하였습니다. 생각 끝에 아래와 같이 정리되더군요.

지루해하는 아이들
  • 어른도 40분 집중하지 못할때가 많다

    : 쇼츠, 릴스 등이 숏폼 컨텐츠가 지배한 세상입니다. 어른인 나조차조 1분을 집중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아이들이라고 다를까요? 요즘 아이들은 숏폼 컨텐츠만 비중이 높습니다. 그러니 40분을 완벽하게 집중못하는것은 어떻게보면 자연스러운 일 입니다. 저는 이것을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네요.
아이부터 어른까지 숏폼에 익숙해짐
  • 아이들은 이미 오늘 많은 일들을 했다.

    : 오후 8시 30분, ZOOM 으로 늘 수업을 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아이들은 이미 오전 7시쯤부터 깨서 학교와 학원을 다녀오고, 남는시간에 친구들과 떡볶이도 사먹고 집에 왔을 겁니다. 잠시 숨 좀 돌리고 나면 저와의 수업시간이 시작된 것이죠. 작은몸으로 하루 종일 많은 스케쥴을 소화한 아이들.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 같은 얘기도 재밌게 하는 진행력의 부족

    : 똑같은 얘기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재미의 정도가 다릅니다. 가르치는 건 처음이다 보니 사람을 쏙 빨아들이는 흡인력, 진행력이 부족했었습니다. 다행히도 요즘은 저도 스킬업을 해서 가끔 내가 유명 유튜버가 된 것 같은 진행솜씨가 나올 때도 있습니다. 노래하고 춤출땐 DJ 같이 추임새를 넣기도 하고요.

  • 오늘 계획한 만큼 하겠다는건 나만 욕심

    : 오늘 분량은 끝내야한다! 라는 욕심이 몇달간은 계속 있어왔습니다. 그래서 계속 50분, 1시간 이렇게 수업시간이 질질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아마 제가 이 모든 상황을 고려하여 수업 커리큘럼을 짜지 못했던 탓이 아닐까 싶습니다. 욕심이 과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이 수업을 통해 아이들에게 주고 싶은 가치는?

위 내용이 머릿속에 정리되고 나니 어떻게 해결해나가야 할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결론은 내 개인의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목표한 것을 꼭 해내려고 억지로 수업을 끌고 가니 아이들이 점점 괴로워하는 것이 보이더군요. 몸을 배배 꼬기도 하고, 일찍 마쳐 달라고 하기도 하더군요. (주로 이미 40분이 넘어간 시점) 영어를 재밌게 알려주고 싶어서 시작한 것인데, 오히려 영어로 아이들을 고문하는 것은 아닌가 싶기 시작했습니다. 저 때문에 영어를 싫어하게 되면 아이들의 미래가 너무 아깝고 속상하잖아요. 영어 컨텐츠 재밌는게 얼마나 많은데…

욕심을 버리기 위해 몇가지를 실천하기로 했습니다.

  • 40분 수업시간 딱 맞추기

    : 40분은 아이들과 한 약속시간 입니다. 지금은 40분이 되는 시점에 물어봅니다.
    “혹시 좀 더 할래? 아니면 Bye Bye Song (1~2분짜리) 부르고 끝낼까?”
    그리고 아이들의 선택지를 존중합니다.
수업 시간 지키키
  • 진도 빼는 것을 내려놓기

    : 위와 같은 맥락이긴 한데, 진도를 과도하게 빼려고 하지 않으려 하고 있습니다. 잘해야된다, 더 많이 해야하고, 조금씩 더 어려운걸 해야한다는 압박감이 저에게 있었나봐요. 그렇게 하기 위해 시작한게 아닌데 말이죠. 좀 더 놀듯이, 편안한 분위기로 아이들이 즐길 수 있게 하려 합니다.

  • 영어가 지겨워지면 잠시 수업을 중단해도 된다고 말하기

    : 영어가 너무 하기 싫어지면 영어 수업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할 필요 없고, 하고 싶을 때 언제든 다시 말해달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말하니 처음에 아이들이 제가 화내는줄 알더라구요.

    그래서 다음 시간에 다시 얘기했습니다. “수업에 참석하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의 너희를 좋아한다. 수업을 들어도 사랑하고 수업을 듣지 않아도 사랑한다.” 라고요. 네. 문단열 님에게서 배운 표현이기도 합니다. (문단열님에 관한 글은 아래 참고!)

    실제로 2주쯤 전에 조카 두명 중 둘째는 영어수업에 빠지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3개월 정도의 기간동안 둘째 너가 이런이런것을 배웠고 여태 참 잘했다 칭찬해주었습니다. 아이가 그만두는것이 실패는 아니기에 패배자의 기분을 느끼지 않길 바랬습니다. 그래서 좀 더 열심히 칭찬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언제라도 영어에 관심이 생기면 하고싶을 때 오라고도 말했습니다. 둘째 이제 영어시간에 부모님과 한글 받아쓰기를 한다고 하네요. 기특합니다. 언젠가 필요할 때 아이가 손을 내밀길 기대해 봅니다. 최소한, 영어를 싫어하게되는건 막았다고 생각하면 내 마음이 조금 편해집니다.
아이들을 있는그대로 사랑하기
– 아이의 교육을 어떻게 해야 좋은지에 대한 인사이트도 있는 문단열의 말 –


그럼, 이 블로그에서는 어떻게 글을 쓰면 좋을까?

여기에 대해서는 아직도 고민이 있습니다. 이 블로그를 초등학교 저학년에게 보여줄 ‘부모님’ 을 대상으로 글을 써야할지, 영어를 잘모르는 아이들이나 초보분들이 직접 글을 찾아 볼 것이다 고 생각하고 글을 써야할지 고민이랄까요? 제가 아이를 키워본적이 없다보니, 무엇이 사람들에게 더 필요한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기왕이면 도움이 되면 좋겠는데 말이죠.

이제 컨텐츠의 거의 시작인 단계이니 여러가지로 시도해봐야겠습니다. 저의 첫 글처럼 (아래 링크) 수업 내용을 빼곡하게 적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너무 압도당하는 느낌이 날까 싶더라구요. 어떻게 쓰면 좋을지 좀 더 생각해보고 포스팅 해보겠습니다. 혹시 의견이 있으시다면 남겨주시면 참고해볼께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블로그 글쓰기 고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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