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간 초등영어를 가르치며 느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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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디어두어 입니다.

작년 10월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과 입학 전인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해
어느덧 7개월이 흘렀습니다.

7개월간 아이들에게도 변화가 있었지만, 저의 인식에도 여러가지 변화가 생겼습니다.
오늘은 아이들에게 생긴 변화가 아닌, 저에게 생긴 변화를 한번 얘기해보려 합니다.


” 가르치며 배운다 “


이 말이 요즘 굉장히 많이 와닿고 있는 요즘 입니다.
3개월 전에도 조금씩 느꼈지만, 7개월 뒤인 지금은 더 크게 느껴집니다.

한가지 예시는 문법에 대한 인식의 변화 입니다.

저는 어릴적부터 문법을 너무나도 싫어했습니다.
세상 재미없는 이걸 왜 배우고 왜 외워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랬기에 억지로 머리에 넣는 문법 공부는 일부러라도 피해다녔습니다.
학교에서 문법을 가르쳐줄때면 그냥 냅다 자버렸습니다.
나쁜 태도이지만, 문법 강의를 듣다가 제 귀가 썩는것 같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 정도로 문법이 너무 싫었습니다.
시험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문법이고, 아무 가치도 없고 사람 힘들게만 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모의고사나 수능영어도 늘 1~2등급을 유지했기에 내 가치관이 맞다는 고집이 생겼고
여태 단 한번도 이 믿음이 변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문득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그 날은 아이에게 can, want, love, like 등을 자유롭게 활용해보게 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아..! 이 동사들만 잘 활용해도 이 아이가 할 수 있는 말이 너무 많을텐데.
이걸 어떻게 안 지루하게 잘 가르쳐주지?’

저는 제가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에 쇼크를 받았습니다.
그러고서는 내가 어릴때 영어를 가르쳐주는 어른들이 왜 그렇게 문법을 알려주려고 했는지 얼핏이나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외국어 교육에 있어 문법교육이란 방법이 있는 이유는, 초보자가 좀 더 빠르게 문장 구성을 이해하고 더 빨리 말할 수 있게 도울 수 있는 ‘공식’ 을 알려주기 위해서 였을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 인가요?

하지만 저는 이게 와닿은 적이 단 한번도 없는데,
이번에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가르치는 사람의 시각’ 으로 보니
‘왜 그랬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된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 공식이란것이 오히려 너무 어려워지고,
문법에서 나오는 용어조차도 너무 어렵기 때문에 (동사, 명사, 등등 너무 어려운 단어가 많음)
심리적 거리감이 생기게 되는 것 이구요.

‘왜 문법교육이 필요한지’ 에 대해서 그 근본적인 이유를 알게 되고 깊이 느끼게 되었으니
이제 어렵지 않게, 아이가 즐기며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가르치는 자인 저에게 남은 숙제 입니다.

가르치는 사람의 시각으로 공부하는 것은 배움에 있어 또다른 묘미 입니다.
새로운 시각으로 언어를 바라보며 앞으로 제 실력도 함께 발전할 수 있을거라 기대해봅니다.

영어로만 말하기 수업을 진행한 후 아이의 반응

3번째 저의 제자 (ㅎㅎ) 는 작년 12월부터 수업을 시작했고, 현재 초등학교 1학년 입니다.
친구 딸이예요 ㅎㅎ

12~3월 까지는 주 1회 수업으로
주로 동화책을 읽거나 노래 부르며 영어에 노출을 시켜주는 정도였습니다.

4월부터 주 2회 수업으로 늘리며, 좀 더 많은 양을 배우고 있는 중인데
여태까지는 Full time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이번에 아이와 직접 상의해본 후 처음으로 30분 정도 영어로만 수업을 진행해보았습니다.
책읽기 + 책에 나오는 것들 설명도 모두 영어로 했는데요,
예상보다 훨씬 더 잘 따라와 주었습니다.

끝나고 난 후 책 내용을 한번 한글로 설명해줄 수 있냐고 하니
꽤 줄거리가 있는 책이었는데도 잘 설명하더라구요.
(제가 한글 배우는 외국인인 척 했습니다. ㅋㅋ)

영어로만 말하는 수업을 처음으로 한 후
어땠냐고 물으니 아이의 대답이 이랬습니다.

“태권도 품띠 심사할 때 하기 전엔 엄청 떨리는데 하고 나면 할 수 있더라고요.
영어로만 말하기 수업도 똑같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엄청 떨렸는데 해보니까 할 수 있어요.”

너무 멋진 말이지 않나요?

그리고 또 다른 말.

영어할 때 틀릴까봐 떨린다고 합니다. 틀려도 상관없는데 그래도 틀릴까봐 걱정이 된다고 하네요.

초등학교 1학년도 이런생각을 하다니 조금 짠해지더라구요.

아이가 영어로 말하다 틀렸을 때, 아이가 무안해하지 않게 하면서도 잘 교정해주는 티칭법을 좀 더 찾아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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